프랑스어를 배우면서 프랑스 영화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영화가 탄생한 나라인 만큼 프랑스인들의 영화 사랑이 대단합니다. 깐 영화제에는 따로 휴가를 쓰고 깐에만 머무는 지인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프랑스 영화를 지금까지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미친 듯이 섬세하게 잘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지나치게 예술적이라는 것입니다. <카페벨에포크>는 전자입니다.
최근에 본 프랑스 영화 중에 최고라 꼽습니다. 요즘은 잘 짜여져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면 2시간이 넘는 영화엔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카페벨에포크>는 약 2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에도 전혀 지겹지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엔딩이 다가올 때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115분이 1분, 1분 모두 소중하게 흘러갔습니다.
대략적인 줄거리입니다. 행복했던 과거의 시간이 그리워진 남자 주인공, 빅토르는 아들의 친구인 앙투앙의 초대로 고객 맞춤형 시간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긴 인터뷰를 통해 얻은 정보로 실제 세트장, 실제 날씨 등을 구현하여 마치 그 당시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본인이 돌아가고 싶다고 주장한 프랑스 리옹의 카페 벨에포크에서 빅토르는 첫사랑과 재회하던 그 당시로 돌아갑니다.
감독인 니콜라스 베도스는 <카페벨에포크>와 비슷한 느낌의 영화를 만든 적 있습니다. <무슈&마담 아델만>이 바로 그 영화인데요. <카페벨에포크>의 덜 다듬어진 영화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즐기신 분들은 아마 아델만도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페벨에포크>로 1980년생의 영한 감독은 프랑스의 저명한 영화제인 세자르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합니다.
캐스팅이 어마어마합니다. 일단 주연이 다니엘 오테유입니다. 출생은 알제리이지만 국적은 프랑스인입니다. 부모님 두 분 모두 프랑스인으로 오페라 가수였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알제리에서 다시 프랑스로 이사를 하며 연극의 도시 아비뇽에서 성장했습니다.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프랑스 국립단과 민중극단에서 연기를 공부하고 졸업 후에는 연극을 하다가 영화 시장으로 무대를 옮깁니다. 지금까지 무려 10회나 세자르상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실력있는 배우입니다.
조연으로 나오는, 세트장을 구현하는 아들 친구로 나오는 기욤 까네 또한 아주 유명한 배우입니다. 이미 세자르 영화제에서 최우수 신인상을 받은 적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자 주인공으로 나오는 도리아 틸리에르가 무척 눈에 띄었습니다. 전형적인 프랑스 미인입니다. 같은 감독의 비슷한 작품인 <무슈&마담 아델만>에서 마담 아델만으로 출연한 적 있습니다.
영상미가 특히 아름답습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이 섬세한 미쟝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본상을 받은 만큼 스토리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어바웃 타임을 처음 봤을 때처럼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고 현재에 충실하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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